대전 유성구, 지역서점을 주민 문화 플랫폼으로 혁신

원문: 한겨레 | 박은경 | 원문 발행: 2025-10-20

2025 한겨레 지역회복력 평가: 우수 지자체 대전 유성구

지난해 9월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에서 열린 ‘유성 독서대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독서골든벨 퀴즈를 풀고 있다. 유성구 제공

지난 9월10일부터 이틀간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에는 책 그리고 사람으로 북적였다. 아홉 번째를 맞은 ‘유성 독서대전’에서는 도서 대여와 전시부스, 작가와의 북토크, 공연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갑천변 산책길을 따라 지역서점, 출판사, 작가,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는 가족, 친구, 남녀노소 모두에게 책과 가을의 정취를 가득 선사했다.

유성구는 주민이 가까이서 소통하는 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늘리고 있다. 그 노력 덕분에 올해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에서도 종합 7위에 올랐다. 특히 지역서점을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의 사랑방’이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정책이 주목받는다.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는 문화 환경 속에서도 지역서점을 지키기 위한 제도와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2019년 ‘지역서점과의 협력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개정해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경영 안정화, 공공도서관 도서 우선 구매, 서점 인증제, 독서포인트제 등 구체적인 지원책은 지역서점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유성구는 지역 인증서점 26곳과 관내 공공도서관 10곳과 손을 잡고 지난 3년간 약 10만권, 15억원 상당의 도서를 우선 구매해 지역서점 경영에 힘을 보탰다.

유성구 지역서점은 주민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과 공동체 프로그램을 연계해 ‘문화사랑방’이자 마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을 ‘지역서점 가는 날’과 11월11일을 ‘서점의 날’로 지정해 주민의 방문을 장려하고, 지역서점과 도서관-학교-마을단체 간 연계를 통한 행사도 지원한다.

유성구 어은동에 자리한 독립서점 ‘더비블리오그래피’는 책과 마을을 잇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지난 5월에는 주민공유공간 ‘안녕센터’를 관리하는 안녕마을 사회적 협동조합과 유성구와의 협력으로 몸과 마음의 힐링을 주제로 한 ‘슬기로운 동네생활 어은동 투어’ 행사를 열었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 공원에서 요가를 하고, 도시농업을 연구하는 마을커뮤니티와 제철 채소를 알아보고 채식 생활을 주제로 한 북토크를 마련하는 등 주제별로 동네를 투어하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정용래 구청장은 “지역서점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을과 사람을 잇는 공동체의 중심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거점”이라며 “지역서점과 같이 주민들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을 제공해 주민자치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더나은사회연구센터장 ekpark@hani.co.kr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올해 처음 발표한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는 환경·경제·사회 등 3대 영역과 10개 부문, 38개 세부지표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위기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지역 회복력이란 지역이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는 역량을 뜻한다. 단순히 경제성장이나 인구 규모 중심의 기존 지자체 평가와 달리,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위기 대응 역량, 그리고 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5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 시상식은 오는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진행된다.

수상소감: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대전 유성구는 이웃이 연결되는 따뜻한 마을 공동체, 생각과 재능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혁신 생태계 조성하기 위해 힘써왔습니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공유 공간을 조성하고 주민 자치활동을 장려하는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역 회복력과 공동체 정신,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발전 역량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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